제2회 蘭汀學術賞 수상자
- 작성일201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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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語文會는 지난 4월 28일(金), 蘭汀 南廣祐 박사가 국어국문학계에 끼친 공로를 기리기 위한 蘭汀學術賞을 제정하여 제2회 난정학술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제2회 난정학술상 본상에는 金武林(江陵原州大) 교수가, 우수상에는 李珍昊(全南大) 교수가 선정되었는데, 사전에 수상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金武林(江陵原州大學校 敎授) 李珍昊(全南大學校 敎授)
■ 金東鉉(本會 編輯人-이하 金東鉉) : 제2회 蘭汀學術賞을 수상하셨습니다. 수상하신 소감을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 金武林(江陵原州大學校 敎授-이하 金武林) : 저는 지방에서 中世國語와 漢字音을 硏究하고 있습니다. 사실 공부하면서도 이 분야(특히 한자음)를 연구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제가 연구를 하여 논문을 내고 책을 내면서도 “누가 봐 주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치 어두운 밤길을 혼자 걸어가는 기분이 들 때도 많습니다. 蘭汀學術賞을 수상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깜깜한 어둠 속에서 나를 기다리는 등불을 만난 기분입니다. 제 글을 챙겨서 봐준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기쁨에 앞서 慰安이 되어서 좋았습니다.
■ 金東鉉 : 國語敎育科에 들어오셔서 國語學 중에서도 특히 중세국어를 연구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 金武林 : 흔히 "국어국문학과"하면 詩를 짓고, 小說을 쓰는 것을 생각하는데 저는 순수하게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어렵고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연구할 수 있는 語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를 어학으로 이끈 첫 스승님은 대학교 1학년 때 뵌 朴榮順 선생님입니다. 그리고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일주일에 세 번씩, 6년 동안 雙門洞쌍문동 都心 속의 書堂인 ‘道南書室’을 다녔습니다. 그래서 한자 한문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었고, 그러는 동안에 蘭汀南廣祐 선생님의 『朝鮮(李朝)漢字音硏究』(1969)와 朴炳采 선생님의 『洪武正韻譯訓의 新硏究』(1983)를 보고 국어학자로서의 나아갈 뜻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 책들은 한자음에 관한 책인데, 박병채 선생님의 책은 한자음의 외적인 측면에 주목한 것이고, 남광우 선생님의 책은 우리 한자음의 내적인 측면에 대한 것입니다. 저는 이 책들을 공부하면서 한자음 연구에 대해서 외적으로, 내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 金東鉉 : 2014년에 선생님의 著書인 『한국어 어원사전』이 文化體育觀光部 優秀圖書에 選定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비롯해 최근에는 「현대국어 한자음의 연원」이라는 논문을 쓰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언어의 根源 찾기라는 주제를 연구하시려는 이유가 있는지요?
□ 金武林 : 제 학문적 좌우명은 “溫故而知新可以爲師矣”입니다. 옛것을 연구하여 새것을 알 수 있으면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뜻이지요. 고유어 어원은 주로 중세국어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우리말의 어원에 대해서 일반인이 읽을 수 있는 사전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어원에 대한 좋은 사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현대국어 한자음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는 의외로 미진한 상태로, 현대국어 한자음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서가 없습니다. 그래서 쓰게 된 논문이 「현대국어 한자음의 연원」입니다.
■ 金東鉉 : 「현대국어 한자음의 연원」의 논문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특수한 음운적 변용이 일어난 한자음이 있다. 그러나 새로운 한자음이라도 가능한 음운 변화가 적용된 한자음은 새로운 한자음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 金武林 : 시간에 따라 국어 음운사의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변화한 한자음은 새로운 한자음으로 볼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구개음화가 적용된 한자음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근대국어에서 字典이 편찬되면서 『訓蒙字會』와 달라진 한자음도 생기고, 새로운 한자의 규범음이 제정되면서 새로운 한자음이 생겨납니다. 물론, 현대국어에서 새로 생긴 것도 있습니다. 이렇게 국어의 역사에서 전혀 근거가 없는 한자음은 정말 새로운 한자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金東鉉 : 현대국어에서 字典을 편찬할 때 사전 편찬의 기본자세에 대해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 金武林 : 字典의 편찬에는 관련 학자들의 역량이 결집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우리말의 60% 이상이 한자어고, 우리가 흔히 일본에서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한자어도 중국에서 원래 쓰이던 것인데, 일본에서 서양 개념과 연결시켜 사용하면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것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한자 어휘의 유래를 자세히 밝힌 자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인 안목에서 음과 뜻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우리의 자전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또, 그것을 컴퓨터로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 金東鉉 : 선생님께 많은 영향을 주셨던 恩師님과의 기억을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 金武林 : 학문 분야는 다르지만 대학교 때 지도해 주셨던 朴榮順 교수님의 은혜를 잊을 수 없습니다. 항상 저를 염려하고 격려하여 주시고 자식처럼 보살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도 지도를 받고 있고, 이번 시상식에도 오실 것입니다. 朴炳采 교수님과 金敏洙 교수님으로부터는 훌륭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않았지만 南廣祐 선생님과 박사 논문심사를 해주셨던 姜信沆 선생님으로부터는 남몰래 私淑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金東鉉 : 1992년부터 강릉원주대학교(전 강릉대학교)에 재직하고 계십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나(학부 대학원생 포함), 보람을 느끼셨던 적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 金武林 : 저는 학생들의 스승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謙辭가 아니고 제 생각에 저는 아이들을 가르치기에 충분한 인격을 갖춘 것 같지 않습니다. 강릉원주대학교에 25년 가까이 근무를 하면서 여러 좋은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모든 학생의 이름을 댈 수는 없지만 인격과 심성이 훌륭한 학생들과 함께 지내면서 오히려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학생들 모두가 제 인격 수양의 스승입니다.
■ 金東鉉 : 교수님의 좌우명이나 인생철학이 궁금합니다.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 金武林 : 학문적인 좌우명은 “溫故而知新可以爲師矣”이고, 생활하는 데에 있어서는 ‘愼獨’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학교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다 보면 금요일부터 주말까지는 학교에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나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결국 나 자신, 내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언젠가라도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서재에 선친께서 써 주신 ‘愼獨勉學’을 걸어 놓고 보고 있습니다.
■ 金東鉉 : 국어학 특히 중세국어를 연구하고 있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한 마디 해주셨으면 합니다.
□ 金武林 : 자기 분야에 대해 최고가 된 장인들의 인터뷰에는 특징이 있습니다. 말솜씨가 유창하다기보다는 투박하지만 인생의 核心을 짚는다고 할까요? 경지에 이른 장인은 자기의 한 분야에 대해 깊은 통찰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공부하는 사람은 출세를 생각하지 말고 우직하게 자신만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장인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돈벌이에 관심이 있는 제자가 공자께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느냐고 묻자, 진정으로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돈이 따라온다고 답하였습니다. 이것은 비단 國語學을 공부하고 있는 學者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일 것입니다.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내가 어떤 일을 했을 때 가장 잘할 수 있고, 또 내 마음이 가장 행복할까를 생각하면서 꾸준히 그 길을 간다면 좋은 결과는 저절로 따라올 것입니다.
■ 金東鉉 : 제2회 난정학술상을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 李珍昊(全南大學校 敎授-이하 李珍昊) : 우선 기쁘기도 하고 榮光스럽기도 합니다. 사실 수상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작년 1회 수상자들의 면면을 알았기 때문에 제가 對象者가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난정 선생님이 남기신 業績들을 늘 가까이서 접하고 있기 때문에 난정 선생님을 기념하는 학술상의 수상이 더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이 상을 주시는 것은 지금까지 제가 해 왔던 결과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앞으로 더 힘을 내어서 좋은 결과를 성취하라는 激勵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열심히 노력해서 이 학술상의 名聲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金東鉉 : 선생님의 저서인 『15세기 국어 활용형 사전』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6년 세종도서 학술부문’에 선정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李珍昊 : 사실 저서라고 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중세 국어를 가공한 일종의 資料集이기 때문입니다. 국어는 類型論的 특성상 조사나 어미와 같은 문법 형태소가 결합한 活用形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기존 고어사전을 보면 활용형에 대한 정보가 貧弱하거든요. 또 표제어의 성조형은 提示되지만 개별 활용형 각각에 대한 성조형은 제시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러한 측면을 補完하려고 준비한 책입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著述이 아니고 자료집이기 때문에 저는 아직도 이 책이 세종도서로 선정된 것이 조금 의아하기는 합니다. 아마도 기존 고어사전과는 성격이 다르고 연구에 참고하기 유용하기 때문에 잘 봐 주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 金東鉉 : 특히 이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활용형의 聲調에 대해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 李珍昊 : 이 책에서 말하는 활용형은 체언에 조사가 결합된 형태, 용언 어간에 어미가 결합된 형태를 모두 아우르는 槪念입니다. 체언이든 용언 어간이든 기본 성조는 있는데, 여기에 문법형태소가 결합되면 성조 變動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니까 동일한 체언이나 용언 어간이라도 활용형의 성조는 달라질 수 있죠. 이러한 성조 실현 양상은 특히 용언이 복잡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활용형 각각의 성조형을 함께 제시해주면 연구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편리하죠.
■ 金東鉉 : 지금 말씀하신 활용형 성조나 활용형 체언과 용언별의 사례 등은 앞으로 국어학 분야에 어떤 도움을 주게 되는지요?
○ 李珍昊 : 책에 담겨 있는 활용형들은 중세 국어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 대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세 국어 음운론 전공자들에게는 어떤 음운 현상의 사례를 쉽게 찾아서 제시할 수 있죠. 문법사 전공자들도 문법 형태소가 쓰인 다양한 활용형을 빨리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節約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연구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가설이 섰을 때 그것의 妥當性을 검증하는 데 상당히 편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金東鉉 : 국가 어문 정책 차원에서 국어 문법의 표준화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언어생활에 기준 및 참고가 될 수 있는 문법 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국어 문법의 표준화 작업’에 참여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문법의 표준화’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 李珍昊 : 이 부분은 제가 답변할 입장이 되는지 조심스럽습니다. 기술 문법을 연구하는 분들은 ‘표준 문법’이라는 개념 자체에 강한 拒否感을 가지고 계시거든요. 단순하게 접근하자면 표준문법의 필요성은 敎育의 측면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고 봅니다. 국어 문법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몰라도 국어 문법을 가르친다면 표준 문법이 필요할 것입니다. 더욱이 요즘같이 한국어 교육이 脚光을 받는 시기는 더 그러하다고 봅니다. 이외에 외국인에게 소개되는 한국어 참조 문법을 위해서도 표준 문법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외국 언어학자들에게 알려진 한국어 문법은 저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점의 해결에도 표준 문법이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다고 봅니다.
■ 金東鉉 : 선생님의 전공 특히 음운론을 선택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 李珍昊 : 국어학을 전공하겠다는 생각은 대학교 입학 전부터 했습니다만 음운론을 세부 전공으로 할 줄은 몰랐습니다. 음운론이 조금 알고 나면 그리 어렵지 않은데 처음에는 접근이 약간 어렵습니다. 소위 進入 障壁이 조금 높은 편입니다. 처음에는 외울 내용도 많고 무엇보다 음성기호에 압도되어 잘 엄두가 안 나죠. 그런데 대학 2학년 때 지금은 서울대에 계신 朴鎭浩 선생님으로부터 Ladefoged(래디포기드)의 『A Coursein Phonetics』라는 책을 소개받았습니다. 그 책을 보니까 음성 기호에 대해 굉장히 쉽게 설명이 잘 나와 있었어요. 그러고 나니까 자연스럽게 음운론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Ladefoged가 저를 음운론으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金東鉉 : 선생님께 영향을 끼쳤던 은사님이 계시다면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 李珍昊 : 저는 李基文, 金完鎭 선생님께 배운 마지막 세대입니다. 두 분은 그냥 저희 곁에 계신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기문 선생님은 글을 쓸 때 거짓말하지 말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고, 김완진 선생님은 생각하는 국어학을 하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수시로 그 가르침이 떠오릅니다. 實質的인 가르침은 李秉根, 崔明玉 선생님께 주로 받았습니다. 학부, 대학원 모두 선생님들의 수업을 들으면서 새로운 이론도 배우고, 자료의 중요성도 배웠습니다. 아마 두 분의 가르침이 아니었다면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 어려웠지 않을까 싶습니다.
■ 金東鉉 : 선생님의 좌우명이나 인생철학이 궁금합니다.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 李珍昊 : 구체적인 좌우명이나 인생철학을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평상시에 공부를 하면서 두 가지는 많이 생각하는 편입니다. 하나는 責任感입니다. 제가 그런 고민을 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내는 결과물이 국어 음운론이라는 학문 분야의 현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가정을 해 보면 정말 아찔할 때가 많거든요. 더욱이 지금도 수많은 연구자들이 대학에 자리를 잡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자리를 잡았다는 이유로 공부에 懶怠해지는 것은 困難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책임감을 잊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다른 하나는 연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작업을 공부와 병행하자는 것입니다. 아까 15세기 활용형 사전 말씀을 하셨는데 이것도 이런 생각이 具體化된 것입니다. 최근에 낸 국어 음운론 용어 사전이나 예전에 작업했던 일본 학자들 책의 번역도 기본적으로는 음운론 연구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자는 생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지금은 국어 음운론의 유형론 연구를 위해 다양한 언어 자료를 수집 중인데, 언젠가 정리가 잘 이루어지면 여러 연구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역시 講究할 생각입니다.
■ 金東鉉 : 국어학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연구자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그 이유도 함께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 李珍昊 : 워낙 좋은 책들이 많아서 구체적인 책을 말씀드리기보다는 좀 더 일반화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저는 예전 선배 선생님들의 글을 많이 볼 것을 권합니다. 周時經, 崔鉉培, 李熙昇, 李崇寧, 許雄 선생님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학자들이 많습니다. 난정 선생님도 그런 분 중의 한 분이시죠. 그런데 요즘 젊은 연구자들 중에는 그분들 글을 잘 안 읽는 경향이 팽배한 듯합니다. 국어 연구에서는 예전 분들의 글을 꼼꼼히 읽으면서 새롭게 얻는 것이 많기 때문에 꼭 精讀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槪論書를 최대한 다양하게 보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개론서는 말 그대로 개론이니까 어느 정도 공부를 하면 잘 안 읽는데,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여러 개론서를 읽어서 배운 게 많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智識은 오히려 개론서에 다 나오기 때문에, 다 안다고 제쳐 둘 것이 아니라 수시로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