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문초록 |
전명환, 2022, 김춘수 시에 나타난 습윤성 상상력 고찰, 어문연구, 196 : 351~381<br>
이 글은 김춘수의 시세계를 해명하는 연구가 대체로 시인 스스로 제시한 용어나 이<br>
론에 주로 의존하고 천착해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시인의 전기적 생애를 바<br>
탕에 두고 시에 나타난 습윤성(濕潤性)의 상상력을 추적했다. 습윤성이란 고체 표<br>
면에 액체가 퍼질 수 있도록 하는 성질로, 김춘수의 시에서는 주로 사물이 ‘젖은’<br>
상태에서 발현된다. ‘수성(水性)’의 감각은 그의 바다 체험을 드러내는 핵심 시어<br>
인 한려수도뿐 아니라 기상 현상과도 연관된다. 수성의 감각과 습윤성의 상상력을<br>
분석하고자 이 글은 바슐라르의 물에 대한 상상력 이론을 차용하여 김춘수 시에서<br>
희미한 연결감과 우울의 정서를 드러내는 시적 장치의 구성 원리를 습윤성 상상력<br>
으 로 명명하였다. 습윤성 상상력이라는 개념은 김춘수의 시세계를 밝혀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두<br>
가지 시사점과 후속 연구의 가능성을 찾아내었다. 하나는 김춘수가 (무)의식적으<br>
로 강조하는 세다가야서 구금 경험 이외에 그의 유년과 시적 상상력을 연결할 통<br>
영에서의 실체험을 지목해 시인이 기획한 용어나 이론 이외의 시세계를 해명할 통<br>
로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시인의 습윤성 상상력이 단순히 표현 기법이<br>
아니라 시적 주체가 관계성과 섹슈얼리티의 문제에서 욕망을 희석시키는 알리바<br>
이로 활용되어 그가 지속적으로 연결과 소통의 가능성을 추구하고 있음에도 이를<br>
욕망의 문제에서 회피시키는 관조의 자세를 연출하고 있음을 발견했다는 점이다.<br>
이러한 발견은 김춘수 시에 관한 순수시적, 유미주의적 관점을 넘어서는 새로운<br>
연구 흐름에 기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