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문초록 |
김예리, 2022, 트랜스모더니즘으로서의 백석 문학, 어문연구, 196 : 283~317 최근<br>
의 모더니즘 연구의 방향은 유럽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며 일방적<br>
인 전파와 수용의 관점에서 벗어나 전지구적 네크워크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진행<br>
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모더니즘 연구의 방향은 특히 백석 문학의 의미를 살피<br>
는 데 있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다. 백석 문학에서는 전통과 현대라는 대립적<br>
질서 구도가 해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근대에 들어 서구 유럽을 중심으로<br>
재편된 세계 인식 구도로는 백석 문학의 특수함과 고유함이 쉽사리 포착되지 않게<br>
된다. 단순화시켜 말하자면, 백석 연구사에서 백석 문학은 ‘내용으로서의 전통성’<br>
과 이러한 내용의 ‘표현 기법과 형식으로서의 모더니즘’이라는 구도 속에서 내용과<br>
형식이 분리된 채 백석 문학의 특수함이 해명되어 왔다. 그러나 백석의 시에서 방<br>
언이나 전통적 요소는 모더니티를 통해 발현되며, 이러한 고유성은 다시금 백석 문<br>
학의 모더니즘을 구성한다. 그래서 백석 문학에서 전통성은 모더니티에 대립된다<br>
거나 근대의 세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지워진 과거의 기억, 혹은 삭제된 민족성을<br>
상징하는 기제가 아니라 백석 특유의 모더니티를 발견하게 하는 장치라 할 수 있<br>
다. 백석 문학의 전통성은 과거지향성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모더니티<br>
와의 관련 속에서 출현하는 트랜스모더니즘으로서의 전통이며, 그래서 그의 모더<br>
니즘에는 아주 두터운 역사적 감각이 작동할 수 있게 된다. 백석 문학은 역사의 시<br>
간과 세계의 공간을 횡단하고 있는 한 시인의 고투의 결과물이며, 그의 문학에 담<br>
겨 있는 그 모든 이질적인 것들은 시간과 공간을 횡단하며 생산된 백석이라는 고유<br>
명이 지시하고 있는 모든 것이라 하겠다. |